나의 그림

풀밭위의 점심식사 - 피카소(2006년 피카소전)

하 제 2008. 2. 22. 01:05
반응형

피카소와 마네의 작품비교, “풀밭위의 점심식사”

이번엔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할 까 합니다.
바로 “풀밭위의 점심식사” 라는 작품 입니다. 유명한 작품이지요^^

 

<풀밭위의 점심식사, 에두아르 마네, 1863년, 캔버스에 유채>

    

 마네는 조르지오네의 ‘전원의 합주’에서 영향을 받아 작품을 완성시켰다고 합니다.

 이 그림은 당시에 커다란 스캔들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화면 중앙에 위치한 벌거벗고 있는 한 여인의 당당함에 사람들은 적잖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고 수많은 혹평을 받아야만 했습니다.벌거벗은 여자의 당당하고 도도한 시선처리는 마네의 또 다른 작품 ‘올랭피아’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올랭피아에서의 모델과 이 작품의 모델이 같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사실적인(이상화되지 않은.. 뱃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죠?^^;) 여인의 나체와 뻔뻔함에 비난을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주인공 네 명은 소풍을 나온 것으로 보여 지는데 한 여인은 벌거벗은 몸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고 또 다른 여인은 화면의 뒤쪽에서 속옷만을 걸친 채 물에 발을 담그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서 남자들은 깔끔한 정장차림의 신사로 부유해 보입니다.

부유한 신사들이 돈으로 산 창녀들과 쾌락을 즐기기 위해 교외로 나들이를 나온 듯 보이는 이 그림은 당시 부르주아 계급을 비판하려는 의지도 담겨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훗날 피카소에 의해 재해석됩니다. 피카소는 말년에 과거 거장들의 작품을 다양하게 변조하는 작업에 집중했고 1860년부터 2년간 이 작품에 매달려 무려 150개의 드로잉과 27개의 회화작품을 남겼습니다.(이 작품 뿐 아니라 들라크르와의 "알제의 여인들" 14점.벨라스케스의 "메닌느가의 사람들"44점, 마네의 "풀밭위의 점심식사"등 27점을 재해석했다고 함.)
 
  저는 ‘젊은이들의 양지’라는 드라마의 오프닝장면에서 이 작품을 처음 접하고 굉장히 환상적인 인상을 받았습니다. 당시 저한테는 평화로워 보이는 숲 속 몇 명의 사람들은 정령이나 요정쯤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 피카소의 작품을 볼까요?

  

<풀밭위의 점심식사, 파블로 피카소,1961년, le dejeuner sur l'herbe>


 피카소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풀밭위의 점심식사’에 매달려 많은 작품을 창조해냅니다.
 위의 그림은 미술관에서 찍어 온 1961년 작품입니다. (사진 찍는 것이 금지되어있어 당시 열심히 스케치를 해왔는데 스케치가 너무 형편이 없었던 나머지 같이 간 남자친구가 미술관 관리자 몰래 찍은 사진을 보내줬습니당^^ )

스케치하면서도 느꼈지만 정말 유치원생이 그려놓은 그림 같습니다. 아마 아래작품보다 한 단계 더 추상화 된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그림은 마네의 그림을 연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변형되었습니다.
특히 요염한 나부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그 대신 손과 가슴이 달린 살덩어리들만이 보여집니다.

전체적으로 살색, 붉은색의 색체가 강하고 따뜻하다기보다는 더운 느낌의 그림입니다.

마치 더운 날씨에 살색 고무인형이 부풀려진 듯한 느낌을 받았고 사물에 대한 인식능력이 떨어지는 유아들이 그린 그림 같기도 했습니다.  


<풀밭위의 점심식사2, 파블로 피카소,1961년>




이 그림은 같은 1961년 작품인테 청색과 녹색위주의 차가운 느낌이고 창백한 나부와 신사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뒤쪽에 위치한 여인의 머리는 뚜껑이 열려진 것처럼 보여지고 초록색과 갈색의 어우러짐은 나무의 우거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네의 그림이 아늑함과 한가한 느낌을 준다면 아래 그림은 주인공들로부터 약간의 긴장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화면앞쪽의 나부는 뭔가 음모를 꾸미고있는 듯한 표정으로 화면을 응시하고있습니다.


 어렴풋이 떠오르는 전체적인 피카소전에 대한 느낌은 마치 공포영화인 줄 알고 본 영화가 실제로는 멜로영화였을 때의 느낌과 비슷했습니다. 피카소가 과연 어느 미술사조에 속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강렬하게 들었기 때문입니다.

입체주의와 큐비즘을 기대하고 간 저는 피카소의 다양한 그림방식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제가 그 당시 본 그의 그림들은 ‘입체파의 피카소’라고 나뉘어질 것이 아니라 피카소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낭만주의와 인상주의를 좋아하는 저는 은근히 피카소전에 대해 흥미를 잃은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 작품은 ‘곱슬머리의 프랑수와즈’라는 석판화였습니다.

그밖에도 데생작품과 다른 석판화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말년에 그렸다는 비둘기 그림도 기억에 무척 남습니다.  스케일이 크고 색상이 화려하게 들어간 그림보다는 사이즈가 작고 연필로 데생하거나 흰 바탕에 까만 선으로 그린 그림들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아마도 제가 즐겨 그리는 낙서랑 비슷하기 때문 아닐까요? ^^


 

반응형